메이킹로그   2026. 10. 1. 10:00

빨래바구니 바구니 (2): 살찐 손가락과 무심한 반지

사실 3D 프린팅을 벌크로 걸어놓기 전 하나를 뽑아서 공차를 확인했다. 프린팅한 부품은 PVC 파이프의 직경과 잘 맞았고, 대량 프린팅을 개시했다. 문제는 그 PVC 파이프는 시트지를 바르기 전의 그냥 파이프였다.

아니나 다를까, 시트지를 바른 파이프는 공차가 맞지 않았다.

새로 생긴 공차와 씨름하는 동안 3D 프린팅은 끝나갔고, 다량의 부품이 완성되었다. 이 부품들과 내 시간이 아까워서 어떻게 사용할 방법이 없는지 궁리했다. 부품을 결착할 부분에만 시트지를 안 바르면? 안타깝게도 높이 방향 파이프는 파이프 한 중간에 부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해법은 아니다. 역시 부품 안쪽을 갈아서 치수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

집에 있는 부속들로 전용 그라인더를 제작했다. 꼭대기에서 직경보다 살짝 작게 시작해서 아래로 가면서 직경보다 살짝 커지는 형상이다. 별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지만...

건물 전체의 사람들을 모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내가 가진 부속들로 이렇게 크고 높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줄 몰랐다. 수직항력을 크게 주거나 드릴 속도를 빠르게 하면 시끄러워지고, 수직항력을 줄이거나 드릴 속도를 느리게 하면 갈리지 않았다.

많은 실제 공정들이 그렇듯 물을 이용하면? 그럴듯한 아이디어였지만 시끄러움이 개선되진 않았다. 물이 없을 때 보단 조금 나았다. 결국 더 나은 해법을 채택하기로 했다.

전부 다시 뽑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