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킹로그   2026. 9. 16. 10:00

렌지 후드 랩소디 (2): 뒤집기 한 판

지난번에 새로 단 모터가 의도와 다르게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사고가 있었다. 근데 선풍기 모터는 재밌는 성질이 있다.

선풍기 모터는 헤드 회전 기능을 위한 웜기어가 반대편 말미에 달려있다. 그리고 반대편이기 때문에 이 녀석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반시계방향 회전을 이용하면 시로코 팬 블레이드를 올바른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 있다.

무식하게 3D프린팅으로 샤프트를 연장하는 무언가를 뽑을 수도 있겠지만, 살짝 더 머리를 써서, 모터를 (이번에는 조심히) 분해해서 축을 뒤집어서 넣었다. 이리하여 앞 축이 짧고 뒷 축이 긴 선풍기 모터가 완성됐다. 지난번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조립했다.

반시계방향으로 돈다! 이제 벌류트를 조립하고 흡기/배기가 올바르게 되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풍량 측정에는 우리집의 최첨단 풍량 측정기가 수고해주기로 했다.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1단과 2단. 위쪽과 아래쪽은 각각 흡기구와 배기구. 바람 방향이 올바르게 형성되고, 또한 풍량도 단계에 따라 조절되는걸 볼 수 있다.

조립하는 과정에서 배기구 쪽에 밸브가 있는걸 처음 알았다. (생각해보면 밸브가 있는건 당연하다) 밸브는 중력에 의해 아래로 닫히게 되어있고, 바람이 위로 통해야만 열리도록 되어있었다. DIY로 휘뚜루마뚜루 한거라 밸브 뚜껑을 밀 정도로 충분한 출력이 나올까? 하는 걱정이 있어서 최종 조립 전에 테스트를 해봤다. 다행히도 1단 파워로도 충분히 밸브를 이겨낸다!

조립 완료! 이제 후드 커버를 닫으면 되는데...

그 전에 커버 그릴과 여러가지를 닦아야한다. 세척 전과 후의 차이를 보라. 아마 나 말고 이전 세입자가 요리한 것도 일부 끼어있었을 것이다. 닦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설거지 솔을 이용해 힘으로 벅벅 닦고나니...

이거... 원래 사이드마다 두 조각씩 있는게 아니구나...? 정말 노후해서 후드를 분해할 때 아주 자연스럽게 박살난거였다.

그래서 역공학해서 3D프린팅으로 새로 만들고, 멀끔히 다시 달아주었다. 뜨거운 증기가 닿을테니 ABS로 뽑았다. 이번엔 잘 관리해야겠다. 잘부탁한다 새 후드!